일본워킹홀리데이 D-1


    하루. 출국까지 딱 하루 남았다. 워킹 준비 초반에는 설렘으로 맘이 들떠있었는데 출국일이 다가올수록 자려고 누울 때마다 무서워서 잠이들 수 없다. 난 내스스로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자부해왔는데 요즘들어 자꾸 그 생각이 깨지는 중ㅋㅋㅋㅋㅋ 자꾸 무서운 생각이 든다. 쓸데없이 상상력은 좋아가지고 완전 디테일하게 상상됨ㅋㅋㅋㅋㅋㅋ 가장 기본적인 돈 문제가 머릿속을 뱅뱅돌고, 일본인을 대한다는 것이 무섭다.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이랑 산다는 것도 무섭고, 한국이 아닌 곳에서 산다는 것이 무섭다. 혜유니한테 지나가는 말로 걱정이라고 했더니 걱정마라고, 사람은 일주일이면 적응한다고 했다. ㅋㅋ거리면서 얘기해서 장난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지만 정말 위안이 됐다. 정말 오랜만에 너가 고마웠다.

    밤이라서 그런지 최근에 만난 사람들 생각이 많이 난다. 살면서 이렇게 고마움을 느껴본 게 몇 번이나 있었던가? 일본에 가는 걸 걱정해주고, 나랑 헤어지는 걸 아쉬워해주고 자꾸 연락을 주는 친구들! 정말 몰랐는데 내가 친구가 이만큼이나 있었구나.. 모든 관계를 쉬이 여기지 말자고 또 한번 생각하게 됐다. 또,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는 부모님의 배주머니에서 나와 나란히 걷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그들은 내가 뛸 수 있도록 받쳐주고 있다는 것도 새삼 인식하게 됐다. 난 아직도 부모님께 심적으로든 물적으로든 기대지않으면 안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부모님은 나에게, 나는 부모님에게 서로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됐다. 워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감정을 배웠다.

    이쯤에서 일본에 가려는 이유를 다시 한 번 나한테 설명해줘야겠다. 나는 배우려는 거고, 또 즐기려는 거고, 느끼고 행동하러 가는거야. 내가 하는만큼의 결과가 어떤 형태로든 돌아올거다. 내년에 돌아올 때 쯤이면 내가 경험한 것 하나하나가 나를 '좀 더 나은 나'로 다시 만들어줄거야. 1년 뒤 이 글을 보고 출국 전 무서워했던 걸 우습게 생각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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